[이야기@정거장] 지하철로 떠나는 세계의 가정식 이야기
가정식은 ‘집밥’이다. 집에 있는 재료에 어머니의 손맛이 가득한 음식, 예컨대 집밥은 가족의 다른 말이다. 지구인들에게도 집밥은 만드는 방법만 다를 뿐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. 특별한 것이 아닌 늘 먹는 음식은 그리움이다.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맛의 추억. 5대륙의 ‘한 음식’하는 5개 나라의 가정식을 찾아간다. 굳이 국경을 넘어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각 나라마다 그들의 문화와 역사가 담겨있는 음식을 만나자

담백하고 간결한 일본 가정식 , ‘ 누하의 숲

  박노수 미술관 건너편 골목에 위치한 누하의 숲

일본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많다 . 카레 , 돈카츠 , 라멘 등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. 그중에 가라아게가 있다 . 닭고기 , 생선 등을 밀가루나 전분으로 튀겨낸 요리다 . 밥반찬이나 술안주로 인기가 많다 .

가라아게의 한 종류인 치킨남방은 일본 큐슈의 미야자키현의 향토음식이다 . 닭고기를 돈카츠처럼 튀겨낸 다음 식초와 간장으로 맛을 낸 남방소스를 얹어 먹는다 . 새콤함과 짭조름함이 동시에 입맛을 댕긴다 .

3 호선 경복궁역에서 서촌을 가로질러 가면 박노수미술관이 있는데 그 근처에 일본 가정식 식당 누하의 숲 이 있다 .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채워진 식당은 1,2 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. 좌석에 앉으면 테이블에 붙인 안내문이 눈길을 끈다 . 일본에서 공수해 온 수제식기를 잘 다뤄 달라는 것 , 일본식으로 먹으면 더 맛있다는 내용이다 . 특이하게도 모든 음식은 500 칼로리 이내로 제공된단다 .

누하의 숲 치킨남방정식 상차림
은은한 햇살 아래서 혼밥하기 좋은 누하의 숲
메뉴는 고정메뉴와 제철메뉴로 나뉜다
. 시그니처는 치킨남방정식 , 밥과 미소시루 , 치킨남방과 두 가지 찬 , 마무리 디저트가 서브된다 . 맛의 기본은 밥에서 시작된다 . 옥수수를 넣고 염장 다시마를 넣어 지은 밥만 먹어도 맛나다 . 치킨은 닭가슴살로 만드는데 육질이 촉촉하고 부드럽다 . 담백하고 깔끔해서 전혀 부담이 없다 . 사과를 넣은 요거트로 마무리를 하는 동안 정말 한 끼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.

 

호주사람들의 영양만점 간식

더리틀파이 의 미트파이

  경리단 가전 전 카페 골목 안에 위치한 더리틀파이

대륙 자체가 하나의 국가인 호주의 전통음식은 일천하다 . 영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데다 오히려 세계에서 온 이민자들에 의해 다국적 음식들이 호주화 된 것이 주를 이룬다 . 그럼에도 특별한 음식을 꼽는다면 미트파이가 있다 . 언제 어디서든 쉽게 먹을 수 있어 가장 사랑받는 음식이다 . 미국인에게 핫도그가 있다면 호주인에게는 미트파이다 .

그레비 소스와 소고기가 듬뿍 들어있는 미트파이
미트파이는 영국의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호주는 물론 뉴질랜드
, 캐나다 , 남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도 즐겨 먹는다 . 미트 파이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파이 반죽 안에 다진 소고기와 채소에 그레비 소스와 섞어 페스추리 반죽에 넣어 구워내는 것이다 . 안에 넣는 재료는 소고기 외에도 닭고기 , 양고기 , 버섯 , 베이컨 등 다양하게 넣을 수 있다 .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종류도 달라지고 스타일도 달라진다 .

예전 호주에서 밤새 술 한 잔을 하고 허기가 들 때였다 . 어느 펍에서 미트파이를 먹었는데 느끼함과 감칠맛의 합쳐져 어찌나 맛있던지 , 며칠 동안 미트파이만 먹었었다 . 맥주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더욱 좋았다 .

6 호선 녹사평역에서 경리단으로 가는 골목 안쪽에 있는 더리틀파이는 파이 전문점이다 . 수준급의 미트파이를 판매하는 곳이다 . 겉은 바삭하고 속에는 고기와 소스가 어우러져 적당한 기름기가 배어들어 부드럽다 . 포크와 나이프로 자르면 치즈가 주르륵 나오는 치즈파이도 괜찮다 . 고소하고 짭조름한 치즈와 바삭한 페스추리가 잘 어울린다 . 간단하게 간식으로 먹기 좋다 .

 

모로코사람들의 가정식 ,

마라케시 의 소고기 타진

 마라케시 내부 모로코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.

이번에는 북아프리카로 떠나보자 . 영화 카사블랑카의 나라 모로코는 유목민인 베르베르 족과 스페인 , 아랍의 영향을 받은 음식이 많다 . 그 중 타진 (Tagine) 은 모로코 가정의 대표음식이다 . 쇠고기 , 닭고기 , 생선 , 미트볼 등에 향신료와 채소를 넣어 만든 일종의 스튜이다 .

타진은 아프리카 유목민인 베르베르족의 요리도구를 뜻한다 . 아랍어로 냄비 인데 전통 타진은 동그란 고깔 모양의 뚜껑과 속이 얕은 토기그릇으로 되어있다 . 물이 귀한 사막에서 타진을 사용하면 물이 적어도 쉽게 국물요리를 만들 수 있었다 . 즉 끓어 오른 국물의 수증기가 길쭉한 뚜껑에 맺혀 다시 냄비로 흘러 내려오는 원리다 . 타진은 보통 빵이나 또 다른 전통음식인 쿠스쿠스 와 함께 먹는다 .

이태원 한 복판에 위치한 마르케시는 모로코 전통음식점이다 . 2 층은 식당이고 3 층은 물담배 시샤를 피우며 친교를 나누는 공간이다 . 메인 음식을 주문하면 식당 한쪽에 있는 샐러드와 디저트를 가져와 먹는다 . 양배추 절임 , 올리브절임 , 상추와 토마토 그리고 밥 등이 준비되어 있다 .

한국식으로 바뀐 타진요리, 다소 아쉬움이 남는 플레이팅이다.
소고기 미트볼 타진은 토마토 소스로 만들어진다
. 오래 조리해야하는 음식이지만 한국식으로 간편하게 조리되어 나온다 . 이태리 토마토 미트볼을 심심하게 먹는 맛이다 . 소고기 완자 사이에 계란이 들어가 있고 그 위에 치즈를 올렸다 . 전통 빵인 홉스를 찢어 치즈가 녹아있는 소스에 찍어 먹거나 밥에 비벼 먹는다 . 여기에 올리브와 토마토를 곁들여 먹으면 괜찮다 . 새콤한 토마토소스와 탱글탱글한 소고기 완자의 조합이 괜찮다 .

 

맛도 좋고 분위기는 흥겨운 멕시코 가정식

베무초칸티나 의 엔칠라다

 연남동 동진시장 옆 골목에 위치한 베무초칸티나

베무쵸칸티나는 단순한 멕시칸 식당이 아니다 . 베무쵸 (B’mucho) 는 베사메무쵸를 뜻하는데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단어를 식당이름으로 삼았다 . 칸티나는 멕시코 전통 바로 식사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공간이란 의미가 담겨있다 .

4 호선 홍대입구역에서 연남동 동진시장으로 향하면 있는 베무쵸칸티나는 테이블 6 개 남짓한 작은 식당이다 . 멕시코에서 가져온 소품들이 실내를 가득 채웠다 . 강렬한 붉은색과 경쾌한 멕시칸 음악이 나오는 실내로 들어가는 순간 절로 흥이 난다 .

작지만 온통 멕시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.
베무쵸칸티나는 멕시코 출신 오너셰프가 직접 만드는 멕시코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
. 정통 스타일의 살사 고추 , 라임 , 토마토 등의 식재료는 전부 멕시코에서 공수 받는다 .

대표적인 음식은 엔칠라다 베르디스다 . 또르띠야 사이에 닭고기 , 양파 , 치즈 등을 넣고 , 동그랗게 말아 토마토소스와 사워크림소스 등을 뿌린 다음 오븐에 굽는 요리다 . 현지에서 가장 많이 먹는 음식 중 하나다 .

푸짐한 엔칠라다는 먹고 나서도 다시 생각나는 매력이 있다.
그런데 이곳의 엔칠라다는 색이 다르다
. 바로 초록 이란 뜻의 베르디스 때문이다 . 그래서 붉은 토마토가 아닌 푸른 토마토를 사용한 것 , 은은한 토마토 맛과 고수향이 올라오는 엔칠라다를 먹으면 부드러운 닭고기와 고소한 치즈 , 상큼한 사워크림이 입안을 감싼다 . 매운 고추가 들어가 있어 알싸한 맛이 난다 . 양도 푸짐한데 무척이나 신선하다 . 곁들인 빵과 아보카드가 입맛을 더욱 돋운다 .

과카몰레도 맛을 봐야 한다 . 주문 즉시 아보카도와 토마토를 다져 만들어 준다 . 나쵸 칩에 얹어 먹거나 빵과 함께 먹으면 멕시코의 풍미가 입과 혀를 자극한다 . 마무리로 멕시코 소다나 맥주를 함께 먹으면 더 좋다 . 베사메무쵸를 직역하면 나에게 키스를 해줘 이다 . 멕시코인의 열정을 품었다 . 친구 또는 연인이 함께 음식을 즐기며 멕시코의 흥을 함께 나누는 식당 베무초칸티나 , 음식도 분위기도 괜찮다 .

 

깊고 풍부한 맛 프랑스 가정식 , ‘ 빙하의 별

양파스프소스 미트볼

 망원동시장 인근의 작은 프랑스 빙하의 별

프랑스는 세계적인 미식 국가다 . 우리에게 잘 알려진 라따뚜이 , 부야베스 , 비프 부르기뇽 등이 있지만 양파스프만큼은 매우 대중적인 프랑스인들의 음식이다 .

양파는 전 세계 어느 주방이든 사용하지 않는 곳이 없다 . 썰 때는 눈물을 빼놓지만 달달 볶으면 이만한 달달함도 없다 . 프랑스 양파수프도 마찬가지 , 하얀 양파를 초콜릿 색깔이 날 때까지 오래 볶으면 잼처럼 달다 . 잼처럼 만든 양파는 육수를 부어 끓인 것이 양파스프다 . 시간과 정성을 오래 들여야 하는 음식이다 .

6 호선 망원역 2 번 출구에서 망원시장 방향으로 약 15 분 정도 걸으면 핑크색 외관의 빙하의 별에 닿는다 . 빙하의 별은 사실 아이스크림 카페인 빙하의 별 과 프랑스 가정식 식당 황금종탑 이 공존하는 곳 , 편하게 빙하의 별이라 부른다 .

치즈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양파스프소스 미트볼
대표메뉴는 양파스프소스 미트볼과 오렌지소스를 곁들인 치킨스테이크
, 위스키크림소스를 곁들인 치킨스테이크다 . 모두 미각을 만족시킬 풍미 가득한 음식이다 . 4 개의 테이블만 있는 작은 식당으로 늘 한정된 손님만 받는다 . 이곳에서 근사한 식사를 즐기려면 세트메뉴를 추천한다 . 굴뚝 빵 스프와 메인 메뉴 , 디저트가 포함되어 있다 .

양파스프소스 미트볼이 나오면 르꼬르동블루 출신의 쉐프가 직접 그라나파다노 치즈와 에멘탈 치즈를 듬뿍 갈아 넣어 준다 . 그윽한 치즈향과 양파스프에 머금은 와인향을 맡은 후 미트볼을 한 입 베어 물면 입은 오물거리면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. 미트볼의 식감은 작은 함바그를 연상시킨다 . 소스에 육수를 넣어 지은 밥과 먹으면 꿀맛이다 .

아이스크림의 맛도 뛰어나다 . 매번 아이스크림이 바뀌는데 이 아이스크림만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. 쫀득한 식감에 풍부한 향이 살아있는 아이스크림은 매번 종류가 바뀐다 .

 

 

>> 음식점 정보

 

○○○ - 마라케시

위치 : 6 호선 이태원역 하차 ,

용산구 이태원로 27 가길 43 / 02-795-9441

휴무 : 연중무휴

영업시간 : 11:00~24:00

 

- 누하의 숲

위치 : 3 호선 경복궁역 하차 ,

종로구 누상동 옥인 3 5-1 / 02-733-5632

휴무 : 월화

영업시간 : 11:30~14:30, 17:30~20:30

 

- 빙하의 별

위치 : 6 호선 망원역 하차

마포구 망원동 416-22 / 02-336-0604

휴무 : 일요일 , 2, 4 번째 주 월요일

영업시간 : 12:00~22:00, 15:30~18:00( 주말 )

 

- 베무쵸칸티나

위치 : 2 호선 홍대입구역

마포구 동교로 46 40 / 02-324-8455

휴무 :

영업시간 : ~ 17:30~21:45, 주말 13:00~18:45

 

- 더리틀파이

위치 : 6 호선 녹사평역하차 ,

용산구 녹사평대로 46 5 / 02-794-4426

휴무 :

영업시간 : 평일 11:00~23:00, 주말 11:00~22:00

 

글, 사진: 유정열(여행작가)



[ 0명 ]
View Count : 838
   
 



[헤드라인]빛, 숲, 땅, 녹사평역 공공미술테마프로젝트로 갈아입다!
[통합2주년특집]20대가 말하는 '나와 내가 사랑하는 서울지하철'
[통합2주년 특집] 서울교통공사 통합 2년을 돌아보다
[서울교통공사뉴스]통합2주년 기념 꽃나눔행사 개최
[서울교통공사뉴스]지하철대청소하는날
[서울교통공사뉴스]6호선 합정역, 전동차에 숨어있는 '무슈샤'를 찾아보자
[서울교통공사뉴스]서울시투자출연기관 혁신보고회
[지하철톡톡]지하철의 수송력
[안전메트로]안전업그레이드! 초기모델 설치8역 승강장 안전문 교체완료
[달려라 지하철]서울교통공사 9호선운영부문 타임라인
[구내식당 우리회사 유랑기] 본사 구내식당 히든메뉴를 소개합니다!
[사내기자] 2019방송왕선발대회 개최
[카드뉴스]누구에게나 편리한 지하철을 위한 최고의 선택, 또타지하철
[서브웨이툰]자전거보다 사람이 먼저다
[함께메트로]서울교통공사 칭찬릴레이
[다녀왔습니다]서교공 직원k의 교토철도박물관 방문기
[이야기@정거장] 지하철로 떠나는 세계의 가정식 이야기
[서울이야기 정보통] 마을 그 자체가 콘텐츠이자 체험의 장인 돈의문 박물관 마을
[독자초대이벤트] 뮤지컬 리틀잭
[북모닝]90년대 생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
[독자공간]독자Q&A, 지하철안전약속과 함께 행복한 나들이
[통합2주년 특집] 서울교통공사 통합 2년을 돌아보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