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지하철톡톡]초고령사회의 지하철

고령화 시대의 지하철


고령화란 인구 중 노인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
. UN( 국제연합 ) 에서는 65 세 이상 노인 인구가 7% 를 넘는 경우 고령화 사회 , 14% 를 넘으면 고령 사회 , 20% 가 넘으면 초고령 사회라고 부른다 .

지난 2017 년 인구 조사 때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 비중은 14.2% 로 나타나 이미 고령 사회에 진입하였다 . 우리나라 고령화의 특징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.

예를 들어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 프랑스는 115 , 미국은 73 , 일본은 24 년이 걸렸다 . 그런데 우리나라는 2000 년 고령화 사회가 된지 17 년 만에 고령 사회로 진입하였고 , 더 나아가 7 년 뒤인 2026 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.


고령화 시대
, 지하철 승강편의시설 확대는 필수



이 같은 급격한 고령화는 도시철도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. 우선 이용객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위한 시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.

1974 8 15 일 첫 개통 당시 우리나라 지하철에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전혀 없었다 . 하지만 1982 12 월에 2 호선 역삼역에 최초의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었고 , 1993 6 월에는 3 호선 학여울역에 엘리베이터가 처음으로 설치되었다 .


현재 새로 지어지는 모든 지하철역에는 개통 때부터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완비되어 있다
. 또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‘1 1 동선 구축을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 , 등 기존 역사 계단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 꾸준히 시설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. 이에 따라 노인과 같은 교통약자들이 지하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.


지하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게 힘이 들어
, 무료인 지하철을 마다하고 버스를 타는 노인들까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같은 승강편의시설의 확대는 고령화시대에 꼭 필요한 시책이라고 할 수 있다 .


환승에도 배려가
타고 가고 쉬어가고


또한 불가피하게 환승거리가 긴 곳에는 승강설비의 일종인 무빙워크를 설치하여 교통약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
. 무빙워크란 자동보행기로도 불리는데 , 계단 형태의 에스컬레이터를 수평으로 쭉 펴둔 것을 말한다 . 가만히 서 있어도 이동할 수 있어서 환승통로에서 길게 걸어야 하는 부담을 줄여준다 .

한편 4-7 호선 노원역 고가 환승통로처럼 구조적인 문제로 무빙워크마저 설치할 수 없는 곳도 있다 . 무빙워크는 대체로 땅을 파내는 작업이 필요한데 고가보도에서는 이것이 어렵다 . 땅 위에 올려놓는 방식도 있지만 , 이 경우엔 천장이 낮아진다 . 그래서 서울교통공사에서는 노원역 환승통로 중간 중간에 벤치를 설치하여 , 걷다가 지친 노인들이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.


노인 무임승차
사회적 논의가 필요


우리나라 도시철도는 노인들에게 요금을 받지 않고 있는데
, 고령화로 인해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것이 운수 수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. 지하철 회사 입장에서는 애초에 받을 수 있던 돈을 못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.

다만 노인도 요금을 내고 다닌다면 지금보다는 노인 승객이 줄어들 것이다 . 이 때문에 지하철 회사에서는 노인들에게 요금을 직접 받기보다는 , 정부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. 애초에 노인 무임승차의 근거법인 노인복지법이 보건복지부 관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.

실제로 지자체의 지하철 회사들과 달리 수도권 광역철도를 운영하는 코레일 ( 한국철도공사 ) , 정부로부터 노인무임수송 비용의 약 55% 를 지원받고 있다 . 노인들이 돈을 내고 광역철도를 탄다면 노인 승객이 대략 절반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셈이다 . 서울교통공사를 포함한 지자체 지하철 회사들은 코레일과 마찬가지로 도시철도에도 지원을 해달라는 입장이지만 , 정부는 지자체 소관이라는 입장이라 아직까지 논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.

사실 노인 무임승차는 모순점이 있는 정책이다 . 대중교통이라면 이동이 중요한 것이지 수단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. 그런데 버스는 유료이고 , 지하철은 무료이다 . 따라서 지하철도 안 들어오는 외곽에 사는 가난한 노인은 부담이 더 커진다 . 오히려 지하철 역세권의 비싼 아파트에 사는 노인이 혜택을 보는 것이다 . 시야를 전국으로 넓히면 지하철이 없는 시골에 사는 노인들과도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 .

이 때문에 그동안 노인 무임승차를 개선하자는 의견은 많이 나왔다 . 탑승 시간대 제한 , 이용 횟수 제한 , 전면 무료보다는 할인 적용 , 무임 연령 상향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, 정작 이중에서 뭔가를 고르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.

앞으로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이 문제는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고 , 더 큰 문제는 지하철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안전투자 비용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. 이렇게 운임은 줄어들고 , 비용은 늘어나고 있으니 서울지하철의 서비스 수준이 과연 얼마나 더 세계 1 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상황이다 . 노인 무임승차 문제에 사회적 관심과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.


고령화와 노약자석
노인전용석 ?!


한편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달라진 것이 바로 노약자석이다
. 오래전부터 지하철 전동차에는 가장자리 좌석이 교통약자용 노약자석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. 지하철 한 칸의 총 좌석수가 54 석이므로 , 노약자석의 비율은 22% 이다 .(12/54) 현재 서울의 고령인구 비율 15% 에 비하면 약간 높은 수준이긴 하다 . 다만 노약자석 자리를 치우고 휠체어 공간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고 , 전동차 맨 앞과 맨 끝에는 좌석이 없기도 하므로 , 실제 비율은 좀 낮아진다 .

그런데 노인 지하철 이용인구가 늘면서 노약자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다 보니 , 자연히 임산부나 부상자 같은 일반 교통약자들이 이곳을 이용하기가 어려워졌다 . 노약자석은 노인 ( 老人 ) 뿐만 아니라 약자 ( 弱者 ) 도 앉을 수 있는 곳인데 , 노인 전용석 (?) 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 .

그래서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전동차 중앙의 7 개 좌석을 교통약자 배려석 으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. 이곳에는 픽토그램 스티커를 붙여 배려석임을 안내하고 있으며 , 특히 냉방도 조금 약하게 되어 있어 추위를 느끼는 교통약자를 배려하고 있다 .

특히 교통약자 배려석 중 양 가장자리 2 개석은 임산부 전용석으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. 이곳은 시트 등을 분홍색으로 훨씬 강조하여 표시함으로서 , 임산부들이 배려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. 이렇듯 전동차에 배려석이 늘어나고 임산부 배려석이 따로 생긴 것도 , 넓게 보면 우리나라 고령화의 영향이기도 한 것이다 .


지하철 이용 문화와 고령화


한편 이같이 노인 승객이 늘어남에 따라 젊은이들과의 문화 충돌도 늘어났다
. 자리다툼이 대표적이며 간혹 폭행 사건으로 번지기도 한다 . 젊은이들은 노인들이 출퇴근시간에 지하철을 타는 바람에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시달린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고 , 오히려 어떤 노인들은 이런 압박을 주는 게 싫어 일반석 쪽으로는 아예 가지 않는다고도 한다 .

젊은이들은 대체로 노인들이 무례하다는 생각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, 공공장소인 지하철에서 질서를 지키지 않는 경우를 보기 때문이다 . 다 내리기도 전에 타거나 , 큰 소리로 대화하기 , 착석에 대한 집착 등이 그것이다 .

하지만 나이가 들면 체력이 떨어지니 앉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게 당연하고 , 안쪽에 빈자리가 보이는데 내리는 사람이 천천히 내리고 있으면 자리를 빼앗길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져 빨리 타려는 것이기도 하다 . 또한 청력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목소리가 커지게 된다 . 젊은이들도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말을 해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다 .

물론 무례함과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문제다 . 다행스러운 것은 노인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노인들도 자성을 하고 있고 , 스스로 고치자는 캠페인까지 벌어지고 있다 . 따라서 역설적이게도 앞으로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이 문제는 차츰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.


지하철 노인 이용 비중이 높은 역


현재 수도권 전철의 유임
, 무임 승객수가 월별로 인터넷에서 제공되고 있다 . 이를 확인하면 무임 비중이 높은 역을 확인할 수 있다 . 물론 무임승객에는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도 포함되지만 , 그중에 노인의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, 큰 흐름을 알아보는 데는 문제가 없다 .

지난 9 월 기준으로 서울지하철에서 노인 승객의 비중이 가장 높은 역은 1 호선 제기동역으로 56.9% 에 이른다 . 절반 이상의 승객이 노인인 것이다 . 제기동역에 노인 승객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주변에 있는 경동시장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.

의외로 노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알려진 탑골공원이 있는 종로 3 가역은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다 . ( 환승역이므로 노선에 따라 19.2~37.9%) 노선 단위로 묶어 보면 새로 개통된 서울의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의 노인 승객 비중이 22.6~48.2% 로서 노인철 이라고 불릴만한 수준이다 .

반대로 노인 비중이 가장 적은 역은 2 호선 한양대역 (3.8%), 2 호선 홍대입구역 (4.6%), 공항철도 마곡나루역 (5.5%), 9 호선 신논현역 (5.7%) 등으로서 , 대학가나 사무실이 많은 곳들이다 .

이렇게 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역을 미리 안다면 , 해당 역에 노인을 위한 안전시설을 우선적으로 설치하여 지하철 안전을 높일 수 있다 . 또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광고나 마케팅을 시행하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여 , 지하철의 서비스 수준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.


지하철 안전사고와 고령화


노인들이 지하철 안전사고에 특히 취약한 것이 문제다
. 우리나라의 고령화 비율은 20% 미만이지만 , 지난 3 년간 서울교통공사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발생 비율은 60 대 이상이 46% 나 되었다 .

안전사고의 양상을 보면 , 출입문에 끼이거나 발빠짐 ,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짐 , 전동차 내에서 넘어짐 등이다 . 대부분 근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인데 , 체력이 떨어지고 근육이 줄어드는 노인들이 이 같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.

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. 전동차 승하차시에는 서두르지 말아야 하고 ,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에서는 난간을 꼭 잡아야 한다 .

하지만 정작 노인들이 이 같은 안전수칙을 모르거나 , 알더라도 심각성을 느끼지 못해 사고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. 그래서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사단법인 서울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와 함께 노인복지관을 직접 방문하여 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. 반응도 매우 좋다고 한다 . 고령화가 심해짐에 따라 노인 안전사고가 급격히 늘어날 위험이 큰 상황에서 , 승객과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매우 훌륭한 행사라고 할 수 있다 .


고령화 준비는 우리 전체를 위한 것



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변화이다
. 더구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, 이에 대한 도시철도의 대응도 더욱 빨라져야 한다 . 우선 고령 승객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설비를 꾸준히 보강하고 , 안전과 에티켓에 대한 고령 승객의 인식 변화도 이끌어 내어야 한다 .

지하철에 고령 승객이 점점 늘어나는 만큼 사회적으로 이들을 포용하는 정책을 펴는 것도 중요하다 . 노인 운전자들의 잦은 교통사고 때문에 운전면허 반납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데 , 정작 노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기 불편하다면 이는 말이 되지 않는다 .

다만 시설 노후화로 인한 안전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은 점점 늘어나는데 , 노인 승객 증가로 운수수입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순은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할 것이다 .

모든 인간은 언젠가 반드시 노인이 된다 . 지금 서울지하철이 고령 승객을 배려하고 고령화에 준비하는 것이 낭비처럼 보일지 몰라도 , 결국은 우리 전체를 위한 것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.


한우진
( 서울교통공사 시민안전모니터 , 미래철도 DB 운영자 , 교통평론가 )


자료출처
:

1. 고령 인구 비율

http://kosis.kr/statHtml/statHtml.do?orgId=101&tblId=DT_1YL20631

2. 무임승객 비율

https://pay.tmoney.co.kr/ncs/pct/ugd/ReadTrcrStstList.dev

3. 노인사고 비율

http://www.seoulmetro.co.kr/kr/board.do?menuIdx=547&bbsIdx=2207748

4. 서울지하철 승강편의시설

https://blog.naver.com/seoulmetro01/220409289698

http://www.zdnet.co.kr/view/?no=20110828145932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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